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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양재-우면 소울브레드 다녀온 후기

바야흐로 3년전, 원조 빵순이인 우리 언니의 입에서 소울브레드란 말이 처음으로 나왔다.


'야, 너 소울브레드라고 알아?? 옛날 그,, 거기 우면동 동고아파트 쪽에 대존맛 빵집 있대'

당시 빵에 별 관심이 없었던 나는 그러려니 흘려들었고, 나중에 평일 점심만 돼도 다 팔려버린다는 어마무시한 인기를 듣고는 아예 마음을 접었다.

"그래... 인싸란 나랑 어울리지 않지........"

언제나 외톨이 맘의 문을 닫고~~ 슬픔을 등에 지고 살아가는 바보~~

그러다가 드디어 저번주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문을 하게 되었는데... ㅇ0ㅇ...!!!


사장님의 자부심, 국내 유일 손 반죽 천연 발효 사워도우

3호선 양재역에서 서초 18번을 타고 우면아파트 정류장에 내려 15분정도 걸어올라와, 우면 파라곤 아파트(구 동고아파트) 입구 바로 뒷편으로 돌자마자 보이는 작은 가게...인터넷에는 양재역 맛집이라고 소개되어있지만 양재역에서 버스로 한참 더 들어가고 걸어야 나온다. 양재역 생각하고 가면 놀람.

아 진짜 접근성 완전 별로..진짜진짜 왕별루ㅠㅠ 빵 먹자고 우면동 이 구석탱이까지 오기에 쉬운 일은 아니다. (구 우면동 주민) 나도 볼일이 아니었으면 오지 않았을 듯...뭐랄까.. 아는 사람만 아는 맛집? 사장님이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신다고 함..장인정신.......bb

근데 요즘도 대기를 한다고?? 오후되면 빵이 없어서 문을 닫는다니.
인기가 조금 시들해졌을법도 하건만, 택배나 예약 등으로 지금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토요일 2시쯤 방문했는데 빵이 많이 빠졌다. 내 앞으로 두 분 대기에, 기다리는 시간에도 계속 사람들이 왔다. 내부는 너무 좁아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 없고, 결제만 하고 기다리면 빵을 포장해서 불러주신다.

한 분이 계산, 포장, 생크치 만들기, 빵자르기(수작업) 등 많은 일을 하시다 보니 당연히 속도는 엄청 느릴 수 밖에 없고...
와중에 먼저 예약한 손님 것부터 챙겨주시다보니 결제하고 15분은 서서 기다린듯....ㅠㅠ 그래..이건 오래기다린것도 아니지.... 이걸 다 아무말없이 묵묵하게 기다려주시는 손님들 모두 빵에 진심임.

사장님의 정성과 철학이 쓰여있는 쇼핑백

기계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만드는 빵이라 가격대는 있는 편이다.
나는 오먹고바 (오징어먹물 고르곤졸라 바게트)를 먹어보고 싶었는데 이미 없었지 뭐...떼잉.....
냉장고에는 다양한 맛의 크림치즈들이 들어있었고 얼그레이나 녹차같은 인기 맛은 품절.

그래서 남은 것들을 열심히 째려보다 통밀사워브레드와 그 유명하다는 생크치를 주문했다. (샤인머스켓)
생크치는 생크림 크림치즈 바게트의 준말로, 안에 들어갈 크림을 고르면 즉석에서 만들어주신다.
과일이 들어간 과일 생크치, 얼그레이나 녹차 등 다양한 맛 중 하나를 골라 얘기하면 된다.

다른 분들은 빵 봉지 터지도록 몇만원씩 가득 사가시던데 소소하게 두개 골랐음 ^_^

헿헿헤 얼른 가자!!!

많이 걸어서 지쳐있던 터라 근처 아무도 없는 공터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잠깐 한입 먹어보았다.

시큼새콤한 맛이 느껴지는 사워도우

안에 엄청 쫀쫀하고 빵의 밀도가 진짜 높다. 두어조각 정도만 먹어도 배가 참.
나는 달지않은 소금빵이나 사워도우도 좋아하는 편인데, 달달하기만한건 내 취향이 아니다.

설탕 밀가루 계란 등 첨가물이 일체 안들어가 있어 담백해도 너무 담백한 맛....
달짝지근한 조리빵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곳 입맛이랑 잘 안맞을 수 있다. (그럼 생크치만 드시길)

첨엔 이거 하나에 만원이니..? 했다가 꿀떡꿀떡 삼키고 나면 은은하게 또 생각남. (근데 원래 사워도우빵은 비쌈ㅋㅋ)

그리고 설레는 맘으로 열어본 생크치.... 그맛은..
....
..................

美味 미미!!!!!!!

이건 맛이 없을 수 가 없는 조합이다.
샤인머스캣 + 크림치즈생크림 이라니..... 시원하고 달달하고 맛있다. 바삭한 빵과 크림의 조화가 좋다.
6500원이었지만 했지만 매우 합리적이라고 느껴질만한 맛이었음.

일찍가면 생크치 도우마저 고를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늦게가서 그런거 없었음ㅎ3ㅎ

또 갈 수 있으면 가고싶다! 하지만 멀리 사는 사람이라면 굳이 여기까지 와서 먹을까 싶다ㅋㅋ 우면동은 놀만한 곳도 없고 그냥 조용한 동네라... 망원동이나 그런 핫플에 있었다면 훨씬 더 인기 많았을것 같다.
차라리 지인들을 모아서 택배로 주문하는게 나을듯. (그치만 생크치는 택배보단 바로 먹는걸 추천)

소울브레드가 근처에 있는 동고아파트 주민들...대림아파트 주민들...부럽다ㅠㅠㅠ

이 유튜버 분이 사장님 인터뷰도 잘 하시고 장인의 철학이 느껴지게 잘 만드셔서 갖고 왔다.
https://www.youtube.com/watch?v=8Qq0c_o9F9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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