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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외국인 모델 통역 매니저 알바 후기

오늘은 내가 경험했던 이색 알바 후기를 써볼까 한다.

2년정도 일했던,

'외국인 모델 통역알바'

 

국내에 외국인 전용 모델 에이전시들이 많이 있는데,

모델들이 계약을 통해 정해진 기간동안 한국에 머무르며 일을 하다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구조로

촬영장에선 그들의 원활한 소통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

 

통역이 주가 되는 알바지만 사실 통역만 하는 것은 아니고, 일은 모델 매니저에 더 가깝다.

촬영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슈, 포토그래퍼나 광고주의 요청을 캐치해 바로바로 모델에게 알려줄 수 있어야한다 .

 

센스(눈치) + 기본어학 + 친화력이 있으면 일하기 수월하다.

 

 

일을 구하는 법 

간단하게 알바몬 같은 구직 사이트에서 키워드 검색으로 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다. 

면접은 한국어 진행 후 간단한 영어 회화 테스트가 있었는데,

당시에는 그냥 지금 떠오르는 아무 말(?)이나 영어로 해보라길래 

'음..뭘 말해야할지 모르겠으나, 왜 이 알바에 지원했고, ~~해서 재밌어 보였다' 대충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말 하는걸 들으시다 중간에 오케이 하고 끊으셨는데, 얘가 영어로 말을 할수있는 애인지를 보는 것 같았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업무

에이전시 근처에 모델들의 숙소가 있다. 

일의 시작은 그 곳에서 모델을 만나 택시를 타고 촬영 현장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1. 모델과 함께 촬영현장 이동

2. 촬영 현장 통역 (그날의 촬영 컨셉 설명, 제스처나 피드백 설명)

3. 모델 케어 (컨디션 살피기, 물이나 흡연 시간 요청, 점심/저녁 메뉴 고르기, 그들의 말동무 등등..)

 

촬영이 다 끝나면 모델의 택시를 잡아주면 일정이 끝난다. 

 

장점

1. 재밌는 촬영현장

 > 유명한 브랜드나, 작가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엔 더 그렇다. 패션이나 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분명 처음엔 엄청 신기하고 즐거울 것이다. 작은 신생 브랜드부터 명품 브랜드, 뮤직 비디오 촬영 현장까지 다양하다.

전에 함께 일을 했던 모델이나 브랜드의 사진을 쇼핑중에 우연히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2. 원하는 시간대에 일할 수 있음

 > 스케줄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먼저 내가 되는 시간을 회사에 얘기해두고 일을 받는다. 주말에도 일이 있고, 가끔 저녁에도 일이 있어서 나는 나중에 회사 다니면서도 종종하곤 했었다ㅎㅎ

 

3. 외국어 사용 환경 

> 모델과 나 사이에서 계속 영어를 사용해야하는 일자리다.

모델을 도와주고, 수다도 떨고, 돈도 받고... 특히 인체나, 포즈에 관한 영어를 잘 알고있으면 도움이 된다. 

'발 뒷꿈치 바닥에 딱 붙여주세요' '의자에 살짝 걸터앉아서 섹시한 포즈' '허리 좀 굽히고 팔꿈치 들어주세요' 같은거. 

대부분은 그렇게 어렵진 않다. 

제품 상세 촬영 < 룩북(화보) < SNS 영상 < 광고촬영, 뮤직비디오 순으로 난이도가 있다. 

 

4. 꽤 쏠쏠한 페이

 > 회바회지만 보통 건수로 페이를 주고 최저시급 생각하면 꽤 나쁘지 않다. (게다가 처음 촬영현장과 사람들에 적응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일하는 시간이 거의 없음)

지방이나 제주도 로케 등 스케줄에 따라 더 많이 주기도 한다. 밥이나 간식도 광고주가 다 사주기때문에 신경 안써도 됨.

 

 

단점

 

1. 눈치만렙 필요

> 광고주-모델-에이전시 사이에서 눈치를 잘 봐야한다.

까탈스런 광고주나, 경력이 부족한 모델, 태도가 불성실한 모델, 모델과 소통할 의지가 없는 포토그래퍼를 만나면 

그날 일정은 매우매우 힘들어질 것이다. 이런 날은 정신적인 업무강도가 쎄다.

진짜 다양한 케이스들이 많아서ㅋㅋㅋ 흔치는 않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가 막 터지는 날도 많았다ㅠㅠㅠ(모델 펑크, 촬영 캔슬, 광고주 딥빡해서 촬영장 나감 등등 내가 둘 사이에서 막 달래야함ㅋㅋㅋㅠㅠ 대인관계 능력 중요) 

 

2.  지루함 

> 처음에 촬영 컨셉을 설명하고 현장에 적응하는 단계를 지나 촬영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 그 뒤론 내가 하는 일이 별로 없다. 

그렇지만 촬영 현장을 떠나서도 안되고, 자거나 촬영장에 관심을 꺼도 안되기 때문에 알아서 적당히 쉬고 핸드폰을 하는 눈치와 융통성이 필요하다. 

 

3.  추가 근무 가능성 

> '퇴근=촬영 끝' 이기때문에, 혹시 촬영시간이 오버된다면 내 근무시간도 함께 오버된다. (물론 수당도 지급) 그렇다보니 촬영이 있는 날 타이트하게 다음 일정을 잡기가 어렵다. 또 다리도 아품

 

4. 스케줄이 보통 전날에 나옴

> 가능한 스케줄을 보내놔도 100% 일이 잡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언제 일을 하고 쉴지 일찍 예측하는게 어렵다. 촬영 건 수에따라 그 달 수입도 당연히 다름.

 

이때가 언제였더라....

 

 

결론

이색알바로 추천한다! 사람상대하는걸 좋아하거나, 상황파악이 빠른사람에게 좋다.

그래도 다른 알바들보다 분명히 장점이 있기 때문에 여건이 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꽤 오래 일을 한 편이기에 다음에 시간이 된다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적어도 재밌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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