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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마음으로 바라보기_이철환

살다보면 의도하지 않아도 종종 상대방의 입장을 오해할 때가 있다.
나는 나의 세상에서만 살았고, 나의 기준으로만 생각하기때문에 그렇다.

이와 비슷한 문제를 느끼고, 여러 칼럼을 읽다가 소개 받게 된 책이 있다.
힐링 서적일까 인문학 책일까, 궁금해서 한번 빌려보았는데, 놀라운 점은 책의 3분의 2가 그림으로 채워져있다는 점이었다.


이 책을 쓰기 위해 5년동안 162점의 그림을 그렸다는 작가의 정성이 대단하다.
바로 본론이 나올줄 알았는데, 판다 가족의 우화로 먼저 시작이 되었다.

사냥꾼에게 새끼들을 잃고 힘들어하다 생을 마감하는 어미판다의 이야기.
어미판다 주변에는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었지만, 진심으로 그를 위로해주는 동물은 없었고,
멸시와 무관심, 겉치레뿐인 위선에, 어미판다는 노력했지만 그만 마음이 영영 병들어 버리고 말았다.

책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갑자기 그림과 판다가 나오길래 뭐지? 싶었다가 슬픈 이야기에 순식간에 몰입해버렸다.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드디어 마음으로 바라보기 여덟가지의 방법이 나온다.


저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때 갑자기 그의 말이 들리지 않을때가 있습니다.
내가 할 말이 생겼기 때문에, 그것을 잊지 않으려고 상대의 이야기를 귓등으로 듣곤 합니다.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은,
내 생각이 틀릴 수 도 있다고 생각해보고
잠시 나의 생각을 내려놓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고
오직 상대방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여 보는 것입니다.


내 생각에 대한 지나친 확신은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짐작은 얼마든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항상 실수를 반복하곤 합니다.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은,
내 멋대로 상대방의 마음을 지레짐작하지 않고 다가가 진심을 묻고,
편견없이 인간과 사물을 바라보고
나에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있는것처럼 상대방에게도 그럴 것이라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나의 유난스러운 행동은 대부분 나의 지난 상처로부터 비롯됩니다. 과거의 상처는, 단지 과거뿐만이 아니라 현재의 상처이면서 미래의 상처입니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가시'를 나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내가 가진 가시를 긍정할 수 있을때 상대방의 것도 인정할 수 있습니다)
마음의 힘을 얻기 위해 내가 나를 정성껏 보살피며 나를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얼마 전에 브런치에서 결혼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유년시절의 상처가 지금은 별 아무렇지도 않은 사소한 문제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무의식 중에 그것이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일에 깊게 관여하고 있었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책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책 두께에 비해 그림이 많다보니 1시간 내로 다 읽을 수 있었지만, 그 여운은 꽤 길었던 것 같다.
세상에는 자신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었던 과거를 두고 힘들어하는 수많은 어미판다들이 있겠지.
마음의 힘을 더 길러서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볼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해야겠다.

어미 판다가 나무위에 올라가 있습니다.
자꾸만 지난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어미판다ㅠ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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