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 처돌이인 나는, 그동안 사모님 돈가스의 명성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로 인해 영업중단을 했다는 슬픈소식을 들었지만,
최근 다른 곳에 재오픈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했다.
힙쟁이들이 가득한 홍대 근처, 연희동에 있다.
이곳은 100% 예약제로, 사전예약을 꼭 해야하는 집인데, 이제는 문자로 예약 가능하다고 한다.
방문 전 날인 금요일 저녁에 문의를 했는데 답장도 빠르시고, 주말인데도 다행히 한 타임 공석이 있어 가능하다고 하셨다.
예약은 한 시간씩 5시, 6시, 7시였고, 타임 별로 10분이상 늦으면 노쇼로 간주한다고 하니 늦지않도록 하자.
외부 계단을 호다닥 올라가면 나오는 반가운 간판!
예상했지만 내부에 테이블이 몇 개 없었다. 열 개가 채 안됐던 것 같다.
우리가 조금 늦어서 그런가 모두들 착석해계셨고, 서둘러 메뉴를 골랐다. (어차피 두 개뿐이라 사모님 돈가스 2개를 주문했다)
살다살다 돈가쓰 코스(?) 요리는 처음 먹어봤는데, 왜 예약을 해야하는지 알겠더라.
내부가 협소한 까닭도 있겠지만, 에피타이저부터 메인까지 준비한 음식이 순서대로 착착 나오기 때문이었음.
우리는 코너 쪽에 있는 긴 2인용 테이블에 앉았는데, 적당한 갬성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사모님으로 보이시는 분이 테이블을 돌며 바쁘게 음식들을 서빙해주셨음.
스프가 나왔을땐 그러려니 했는데, 생선구이가 나왔을땐 이런걸 주는지 몰랐기에 넘 신기했다.
식전 서비스로 이런것 까지 나오다니... 우와.. 정말 신기하네.
이래서 인기가 많은가 보당 bbb
스프는 우리가 딱 아는 맛잇는 경양식 스프맛이었고 오랜만에 먹는 음식이어서 그런가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두번째 샐러드는 소스가 다했음ㅋㅋ 달콤고소함!
이제 돈가쓰가 나오겠찌....했는데 연이어 나오는 생선구이와 소고기를 보고 드릉드릉하는 맘을 감추지 못함.(쒸익쒸익)
소고기는 무난한 맛이었는데 옆의 생선구이가 인상깊다.
생선이 뭔지 여쭤보니 틸라피아였는데 여기 크림소스가 좀 호불호 갈릴법 하다.
새콤한 파프리카 가루 때문에 소스가 짭짤하고 새콤보단 시큼에 가까운 맛이라 주변 테이블 중 나잇대가 있으신 손님은 '이게 머여 ㅇ-ㅇ' 하며 숟가락을 내려놓으셨음ㅎㅎㅎ
근데 이거 꽤 중독적이었다. 지금 쓰다보니 좀 생각남..! 나도 이게 무슨맛이지 생각했지만 끝까지 다먹었음.
돈가스보다 이게 더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소스 맛이 신기하다니 감사하다는 사모님.
도전적인 신메뉴임에 틀림없다. 신기한 맛이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돈가쓰!!!!
큼직한 한 덩이가 밥 위에 올려져 나오는데, 두껍고 크다.
소스는 우리가 모두 다 아는 경양식 돈가쓰 소스의 좀 더 깊고 고급진 버전? 흰 색 소스는 아까 먹었던 샐러드 소스다.
메뉴판에 비빔밥처럼 조화로운 모양의 돈가스를 만들고 싶다고 적어놓으셨는데, 그런것 같기도하고?
새콤달콤한 소스덕에 촉촉하고 무엇보다 고기가 부드럽다.
힘을 줘서 스겅스겅 썰다가 한 컷 찍어보았다.
소스에 푹 잠겨 나오는 돈가스라 사실 바삭하진 않았다. 경양식 돈가스라도 어느정도 바삭하기 마련인데, 여긴 고기가 완전히 젹셔져 촉촉~축축한 맛이다.
두꺼운 등심인데도 육즙과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지만 바삭한걸 좋아하는 찍먹파는 취향이 아닐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내취향에 가깝진않았음.
사모님 돈가스가 왜 맛집으로 유명한지 알 수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소스에 젖은 튀김옷이 고기와 쉽게 분리되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손꼽아 기다린 인생 돈가스 맛집!
입맛은 취향차이니 가게의 특색을 미리 알고 가면 좋겠다.
12,000원에 갬성 + 다양한 전채요리 + 부드럽고 두꺼운 돈가스를 맛볼 수 있었던 신기한 경험이었다.
돈가쓰도 훌륭한 갬성이 될 수 있다....★
방문 시 꼭 미리 예약을 해서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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