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연차를 내고 두 곳의 면접을 더 다녀왔다.
저번주에 연이은 탈락으로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다시 다잡고 면접을 위한 자료를 더 만들어서 다녀왔다.
결과부터 말하면 오전에 본 A회사는 합격하고, 현재는 오후에 본 B 회사의 합격통보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먼저 합격한 A회사는 별로 맘에 들지 않는 곳이라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장점 : 업계 진출, 연봉 상승
단점 : 집에서 멈(1시간반), 체계없음, 눈에 보듯 빤한 잡무와 야근, 소규모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해당 업계 경력과 프로젝트 경험이 없다는 점이 항상 걸렸었고
지금 회사의 횡포가 날이 갈수록 심해져서 얼른 탈출하고 싶었기에
지금 나의 입장에서 장점이 뚜렷한 A회사를 거절하는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뚜렷한 장점만큼 단점이 많은 곳이었다. 면접 중 결혼 계획과 야근 경험을 물어보는걸 보고 쎄함을 느낌...ㅋㅋㅋ
만약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좀 더 괜찮은 곳이고 다닐만한 곳이었다면, A의 합격 통보를 유보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번주 팀장이 잘리고 팀장 일의 몫까지 전부 내가 떠안게된, 암울하고 그지같은 미래를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었다.
A의 면접 질문은 무난했다. 사실 너무 평이해서 모든 면접 후 질문을 복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질문자체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다음 면접장까지 이동할 시간이 없어 편의점에서 대충 허기를 떼우고 바로 판교로 이동했다.
<나를 위해 써보는 면접 복기>
B회사는 이게 신입 면접인가?;; 싶었다.
하지만 지원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퀄리티 좋은 질문들이 많았고, 버릴 질문이 1개도 없었으며 채용절차는 명료했다.( 전형일정 공유, 면접비 같은 부분)
(오전에 간 회사와 더욱 극명하게 대비되어 초반에 식은땀 좀 흘림)
상용엔진 사용 경험, MS 오피스, 영어실력, 영상 음향 편집(과 같은 잡무) 는 아예 물어보지도 않았다. 기획자라는 포지션에 맞게 해당 직무에 대한 깊이있는 질문이 1시간 가량 이어졌다.
A - A' - A'' - A''' 의 꼬리물기 질문이 많았음.
ex) 본인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 → 그럼 그 부분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 → 가져온 포폴에서 그 부분의 A와 B가 어떻게 다른지? → 그 차이를 구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점 3가지 설명해바라
면접관들도 개발, 사업, PM 에서 각각 한명씩 나와 질문의 방향도 다 다르고, 관점도 다 달라 꽤 신기했다.
-간단 자기소개
-커리어 체인지에 대한 동기 및 준비방법
-플레이해본 제품 (북미/유럽 , 아시아 타겟층과의 차이점 설명)
-본인이 제출한 콘텐츠 포폴에서 신규 오브젝트를 기획한 이유 ( 답변1. 등장한적 없는 신규 컨셉, 답변2, 남녀노소 모두에게 접근성 좋은 일상 오브제, 답변3. 본인이 현재 취미로 밴드를 하고 있어서)
-의사소통에서 갈등 해결 방법
-5,10년 후 나의 모습 → 개인적으로 이런 질문 별로 안좋아함 ~_~ 10년후를 내가 어떻게아뉘
-플로우 차트와 알고리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시스템 플로우차트 작성 단계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 3가지 설명 (답변123 : 가시성 , 올바른 조건문의 성립[Y/N의 결과에 따라 나올 수 있는 값이 다르기에], 차트의 시작과 끝) → 이거 대답 잘했다고 생각
-기술 지표에 관한 질문 DAU, MAU, ARPU 등 / DAU를 증대시키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 1가지 설명 (면접 전 미리 기술 지표에 대한 자료를 읽고가서 다행)
-제작 프로세스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
-인터스티셜 광고와 리워드 광고에 대한 본인의 가치관과 그 이유
-갑분 자사 W제품의 롤플레잉 제안 (조건 1. 코로나 시국, 조건 2. 이벤트, 조건 3. DAU 상승목적) → 이거듣고 당황;;
-웹(Web)기반 엔진과 모바일 기반 상용 엔진에 대한 질문
등등
면접 때 자사의 분석서를 만들어서 가져가니 놀라면서도 좋아함. 이건 항상 그랬다.
유일하게 여기는 친절하게도 자료에 대한 피드백을 주었는데, 개선점에 대한 내용은 약간 방어적이었지만 북미와 아시아 유저의 관점이 다른 신선한 이야기를 들음.
분위기는 정적인 느낌에 가까웠고 면접관들이 쓸떼없이 개인적인 사담이나 감정을 늘어놓지 않아 좋았다. 좀 딱딱(?)했으나 단순하게 압박하려는 의도는 아니고 면접이 진행될 수록 상벌에 대한 피드백이 확실하다는 걸 느낌.
내 이야기를 듣더니 내 답변이나 포폴이 기획 학원을 다닌 사람들 보다 낫다는 칭찬을 해주었다. 그동안 원하는 회사에서 계속 떨어져서 맘이 좋지 않았는데, 그래도 잘가고는 있었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 시 나의 톤앤매너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도 있었는데, 이건 어쨌거나 지금 회사생활을 통해 어느정도 배운게 있는 부분 인건 인정.
정해져 있는 답변보다, 얘가 지 대답에 대한 근거를 논리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지를 보는듯했다.
그래서 질문도 기술 지표를 제외하면 대부분 콕 짚어 답이 없는것들이 많았다.
또한 노션의 테크니컬 라이팅을 전부 읽고간 보람이 있었다. 해당 내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니 자사에 대한 관심을 어필하기에 좋았다. (HR을 마케팅에 비유한 부분이나 구독형 BM 서비스 기획 후기, 레벨디자인에 대한 글은 개인적으로도 공부가 돼서 유용)
규모가 작아도 C사의 자회사라 캐시카우도 튼튼하고 어느정도 모기업의 복지를 따라가는 기업문화는 구직자 입장에서 매력적이다. (연 20일 이상의 휴가, COP 지원, 자율출퇴근제, 월 1회 조기퇴근, 재택근무, 구내식당, 복지포인트 등) 신입에게 2달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좋다. 심지어 판교라 집에서도 가깝다 (이거 절대 무시 못함^_ㅠ)
면까몰이지만 개인적으로 결과가 기대되기에 좀 더 기다려보고 싶다! 안되면...뭐....1시간 반 출퇴근해야지....OTL
당시에 잘봤다고 생각하지만 결과가 잘 안될 경우의 수는 슬프지만 엄청 많다.
그것이 나의 부족함이나 잘못에서 기인한게 아닐 확률도 높으니 너무 자책하거나 실망하지는 말자. (운칠기삼)
월요일 C사 커리어챗과 금요일 다른 회사 면접도 어쨌든 성실히 임할 것이다.
경험을 쌓아 올해 하반기 공채도 한번 준비해보고싶다.
결론 : 면접 전 회사분석 확실히, 자사의 자료를 만들어가면 매우 플러스, 면까몰 긍정
※ 이 글을 쓰고 몇시간뒤 B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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