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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독서모임 _ 달과 6펜스 (210515)

친한 언니의 권유로 그 지인들과 함께 시작한 독서모임이 어느덧 2년이 다되어간다.

 

이번에 진행한 책은 '달과 6펜스'로 너무나도 유명한 고전 소설이다. 

 

 이번 모임은 평소보다 4~5인으로 소규모로 진행이 되어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고,

예술을 전공하고 관련업계에서 종사하는 KS님이 함께해 다른 재밌는 얘기들도 들을 수 있었다.


줄거리

금융업에 종사하며 가족과 함께 안정적인 삶을 살던 주인공이

돌연 미술에 대한 열정으로 부인과 아이들, 돈, 건강, 친구 등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예술에만 몰두하며 경지(境地)에 도달하는 내용

 

 


발제문

 

<6펜스의 세계에서 달의 세계로>

 

 - 영혼, 예술과 관능, 상상의 세계,

6펜스 - 세속적 가치, 돈과 물질의 세계

달과 6펜스 - 달의 세계를 열망하는 찰스가 6펜스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그린 소설.

 

소설은 재밌었다. 고전은 오랜만이었는데, 초반 40페이지 이후로 등장하는 고구마들과, 

하나의 사이다도 없이 결말까지 빠르게 휘몰아치는 자극적인 전개는 흡입력이 좋아 앉은 자리

에서  읽어버렸다.

 

개인적으로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살면서 마주치기 싫은 사람 1순위에 가까운 인물이다.

자신의 꿈을 위해 가족을 버리고, 목숨을 구해준 고마움도 모르고 은인의 아내와 동거를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모습은, 주인공이 아닌 영화 속의 싸이코패스 악역 같기도

했다.

 

그것들이 모두 예술의 경지에 오르기 위한 험난한 여정 이라고 쓰기엔 나는 찰스와 너무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다.

달에 사는 사람과 6펜스에 사는 사람은 서로를 이해할  없듯이, 나는 책을 읽는 동안 찰스

 몹시 불편했다. 책에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 찰스 또한 6펜스에 사는 내내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답답했을 것이다.

 

그에게는 가난과 질병, 타인의 평가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지 

하는 삶이  끔찍하다.  과정에서 타인의 감정이나 그들이 처한 상황 따위는 안중에도 

. 물론 자신에게도 예외는 없다.

궁핍한 생활  끼니를 거르고, 병에 걸려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인생의 역작을 완성시키기

위해 예술에 빠져드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초강력 비브라늄 멘탈을 가진

사람.

 

그래서 한편으로는 부럽고 대단한 사람이다. 반복되는 일상의 의미를 찾기 어렵고 고민과 

적함이 잦은 요즘,  하나의 꿈을 쫓기 위해 모든  내던지는 인생은 놀랍고 극적이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다 못해 그들의 보편적인 상식을 비틀어 날카롭게 반문하는 대목은

저게 말이랴 방구야 하면서도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한다.

 

나이가 마흔에 가까워 시작하는 예술을 누군가는 승산 없는 도박이라 비꼬아도, 찰스는 가지

 있는 모든 것을 내걸어 원하는 삶을 산다.

화자의 말을 빌려 거렁뱅이처럼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는 것처럼 보여도, 누구보다도 맹렬한

열정을 지닌 집요함과 자기 분야에 대한 애정이 있다.

 

찰스에게 대중의 평가와 인정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이 죽고 나서 집과 함께 태워달

 부탁한 그림은, 본인 예술의 정점을 찍은 작품이었기에 존재  자체만으로도  가치를

다했다고 생각했던  같다.

 

 

 

이후 그의 그림을 걸어놓고, 그를 인정하는 대중은 왠지 모르게 위선적으로 그려진다. 사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감상과 새로운 해석도  다른 작품을 만들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보고 느끼는 사람이 없는 예술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또한 찰스가 요즘 시대를 사는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지금도 불륜을 저지르고 잘나가는 예술인들과, 과거 비윤리적인 행동을 해도 실력으로 칭송

받는 사람들이  있듯이, 나는 다른 직업군에 비해 유독 예술과 미디어 분야에서 관대하다고

생각한다. 예술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비도덕적인 행동은 어디까지 성공적인 결과물

 묵인될  있는지 궁금해졌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 (이중에서 2개만)

 

1. 인성파탄이 어디까지 예술로 승화될  있을까

 

2. 찰스를 보고 느껴지는 나의 개인적인 감정

 

3. 내가 알고 있는 달의 세계에 사는 사람이 있는지? (그렇게 살기위해 노력하는 사람)

 

4.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벗기 위해 노력한 경험 혹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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