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선택과 집중이 어려운 나. 비정상인가요

블로그에 글을 꼬박꼬박 남겨보려고 하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는 않다.
나란 사람은 참 걱정도 많고 생각도 많고, 최근에는 여러가지 일을 벌려 놓았다가 넘치는 스케줄에 수습이 힘들어 스트레스가 심했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단 말을 주변에서도 여러번 듣기는 했는데, 사실 나는 그게 너무너무 어렵다.
물론 이도저도 아니게 돼서 다 놓쳐버리는 것 보다는 한두가지 집중이 더 나은 것을 아는데,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지금 이 시간에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몰라서 이거저거 다 놓치고 싶지가 않다.
실제로 그렇게 발담궜다가 잘 풀린 일들도 경험했고, 가볍게 찍먹한 케이스가 나중에 큰 도움이 됐던 경우 있었으니까.
나는 그 시기와 조건이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가능한 다 챙겨두고 싶은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나란 사람은 무엇하나에 초 집중 몰두하는걸 무서워하고 어려워하는 것 일지도. 그게 잘 안풀린다면? 그 뒤는? 생각보다 한번의 실패에 다시 일어나기 힘든 케이스가 많다. 나는 그런 상황이 싫어 항상 플랜B, C를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글과는 연관이 없는 사진입니다

 
나의 캐파(capacity) 대비 너무 욕심이 많다. 나도안다. 전부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을 벌려놓고 어찌어찌 수습은 하는데 그 과정에서 가끔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 요새는 꽤나 자주 찾아온다ㅋㅋ
 
갑자기 부쩍 늘어난 업무도 그렇고, 회사 일에 슬럼프가 온 것 같다. 직무에 대한 고민도 많고, 주변의 고마운 조언들을 발판 삼아 내가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진다.
 

 

우선순위 밀려 포기한 것

 
포기 1. 운동
이 글을 쓰기 전에 올해 생일 블로그 포스팅을 봤는데, 운동 관련 선물을 엄청 많이 받았다. 그만큼 내가 상반가에는 운동에 완전 몰두해있었다는 거겠지? 회사에서 만든 운동 모임에 필요한 주3회 운동(이라 쓰고 움직이라 읽음)만 겨우겨우 채워가고 있다. 주3회 운동 중  1회는 10키로 이상씩 걷는 임장으로 대체하고 있다. 헬스도 그만 두었는데, 헬스가 아니더라도 주 2회 정도는 꾸준히 운동을 해야겠다고 느낀다. 물론 생각은 항상 한다.
 
포기 2. 영어 학원
사실 상반기부터 저번 달까지 매달 영어학원을 다녔다. 회사에서 나오는 자기 계발비를 어떻게든 쓰고 싶어서 결제한 비즈니스 영어 수업이 의외로 나랑 잘맞아 꾸준히 나갔다.
과제와 공부량이 꽤 있지만 즐겁게 했었는데, 최근 바빠진 것 때문에 물리적, 심리적 여유가 없어 결국 이번 달 재수강하지않았다.
많이 아쉬웠지만 솔직히 지금 상태로 지속했으면 제대로 못하고 슬렁슬렁 했을 것 같다. 실제로 저번 달의 마지막 몇 주간은 겨우 숙제를 꾸역꾸역 해갔으니까. 영어를 많이 쓸 수없는 직무인 것도 영어 공부가 우선순위에서 멀어지는데 한 몫을 한 것 같다.
지금 직무는 영어를 아예 쓸일이 없기 때문에, 다음 직장은 영어를 좀 쓰고 접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요새 하는 것.

 
1. 바뀐 리더와 늘어난 회사 일, 다만 집중이 안됨. 이직 준비함. 이직을 위한 스펙 쌓아야함.
 
이직 준비도 하고, 스펙을 위한 자격증 취득도 틈틈이 준비한다. 이번 주말엔 오픽 시험이 있다. 그럭저럭 보기 좋은 점수로 갱신해줘야 해외 포지션도 노려볼 수 있다. 몇주 전엔 자소서와 포폴 작업도 했다. 그동안의 작업물들을 정리해서 만들었지만 올해 처음으로 넣은 공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ㅋㅋㅠ
 
채용 사이트에 이력서와 포폴을 업로드해두었더니 당일부터 제안 메일이 온다. 근데 다 옆그레이드 회사들이라 굳이 갈 이유가 없다. 지금의 나는 아직 이 이상 무리라는 거겠지? 적당히 딸 수 있는 업무 관련 자격증 일정들을 확인했다. 틈틈이 이직 스킬을 쌓으며 괜찮은 곳이 보면 계속 넣어볼 생각이다. 괜찮은 수준의 메인 잡은 꼭 있어야하니까.
 
2. 부업하고 있음. 요새 많이 지침
 
저번 달부터 부업을 시작했는데 세팅한 것에 비해 내가 생각보다 빨리 지쳐가고 있다. 전자 소매업을 작게 시작했는데 부업으로 하려니 체력이 딸린다. 초반 한달까지는 일찍 일어나 하루에 4시간정도는 거의 매일 투자했는데 갑자기 회사 일이 바닷물처럼 늘어나 퇴근하고 소화하기가 정말 벅찼다.
신기하게도 주문은 조금씩 들어오는데, 최근의 나는 주문을 처리하는 것도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살짝 지쳐가고 있다. 세팅하는데 시간과 약간의 금전이 들어갔기 때문에 뽑아내려면 더 열심히 달려야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해서 그 괴리가 크게 느껴졌다. '나 진짜 이거 밖에 안되는사람인가?'
 
허투로 돈과 시간을 쓰는걸 정말 싫어하는데 한번 생겨난 매너리즘은 쉽게 없어지지 않더라.
또 오늘 회사에서 부업하는 것을 들켜버려 겹엄금지 조항을 몰랐냐고 인사팀과 면담을 했다.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는 또 피곤해졌다. 어처구니 없이 들켜버려 스스로가 어이가 없고, 조용히 다니고 싶던 이미지에 약간의 타격이 있었던 것 같아서 짜증이 났다. 이제 내가 실수가 생기고 퍼포먼스가 안나올때마다 윗선에선 이 일을 기억하고 연결짓겠지. 어쩔수 없다. 내가 벌린 일이니. 오늘도 저녁에 틈틈이 주문을 처리했는데, 이걸 과연 내가 언제까지 할 수 있으려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3. 취미로 시작한 소설쓰기는 언제까지 가려나
 
정말 우연찮게 소설 쓰기를 취미로 시작했다. 요 며칠간은 재밌어서 새벽까지 쓰기도 했다. 이걸 취미로 이름 붙여도 되나 싶지만, 내가 즐거우니 그만이다. 내가 늘 하는 생각인  '이게 수익화로 이어질 수 있는가?' 의 관점에서 벗어나도 재밌다.
물론 생산적이지 않으면 결국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어렵겠지만, 일단 지금 당장은 재밌다.ㅋㅋ 이게 시험공부하기 싫어서 뉴스를 재밌게 보는 심정인가? ㅎㅎ 다음 포스팅때는 이 얘기가 삭제될 수 도 있겠지. 그래도 뭐 재밌으니 됐다.
 
4. 그래도 돈 공부는 재밌음
 
그런 와중에도 부동산 공부와 임장은 계속 꾸준히 하고 있다. 그래도 내가 요새 하는 것들 중 제일 재밌는 일이다. 상반기 때는 책을 가방에 넣어 출퇴근에도 틈틈이 읽었는데, 요즘은 어깨에 맨 노트북이 너무 무거워 그렇게까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책을 읽고, 구독한 블로거들의 포스팅을 보고, 모임이 열리면 나가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듣는다. 임장도 매주 주말마다 최대한 가려고 하고 있다. 저번 달에는 광명을 다녀왔고 이번 달에는 동대문구를 가고 있다. 공부는 어렵지만 재미있다. 유일하게 아무도 푸시안해도 나름 즐겁게 하는 일이다. 나는 냄비처럼 관심과 열정이 금방 식어버리는 편인데, 이거는 앞으로도 계속 내가 꾸준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심리적으로 몰리다 보니, 내가 원하는 삶은 어떤 삶인지, 나는 왜 이러고 있는지 계속 고민하게 된다. 결국 이유는 하나밖에 없는데, 솔직한 마음 한켠으로는 나는 그걸 빼고도 사는게 즐거웠으면 좋겠다.
그래도 미래에 살고 싶은 삶이 있으니 나는 힘들어도 꾸역꾸역 헤쳐나가겠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중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하고, 지금처럼 어떤 것은 놓치고 어떤 것은 끌고 나가면서 목표를 이루려고 어떻게든 노력할 것이다.
 
주변에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다. 이렇게 블로그에 허심탄회하게 글을 쓸 수도 있어 감사하다.
역시 글쓰는 건 자기 치유에 도움이 된다. :D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