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특성상 8월 초 일주일을 통으로 쉬는 회사가 많고,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내 동의 없이 다같이 쉬는 휴가에 내 연차를 깎아서 가는 거라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미 주어진 휴가를 미워할 사람이 어디있을까.
되려 반강제로 쉬게 되었기 때문에, 악착같이 잘 쉬어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바깥일정을 소화했고, 월요일 일정은 5일 중 두번째로 마음에 드는 하루였다.
양재 카페 보아스
자연이 돋보이는 카페 + 도심속 힐링 + 빵, 음료 맛은 무난
오래된 친구 메바와 만나기 위해 방문한 카페 보아스.
양재천 카페거리 초입에 위치한 카페로, 일동제약 사거리와 멀지 않은 위치에 있다.
터줏대감 미쓰윤 근처에 있어 찾기도 쉽고 내부도 굉장히 쾌적했다.
카페는 총 3층으로 되어있었다.
1층 오더데스크 + 빵 매대
2층 브런치 주문 + 실내 좌석 + 라이브 카페
3층 실내외 좌석
1층만 보면 큰 매력은 없었다. 제과점 뺨치게 빵과 케이크 종류가 많다는 것과, 직접 굽는다는 점?
2층에서 파는 브런치, 파스타 메뉴는 친구가 먹고 다음날 속이 좋지 않았다고 해서 패쓰. 그리고 나는 일단 배가불러 음식을 주문하지 않았다.
(아쉽지만 카페 포스팅이 메인이 아니기때문에 음료가격과 빵 진열 사진은 없다. )
이곳의 진짜 매력은 3층과 양재천의 숲세권을 느낄 수 있는 중간 계단 좌석이다.
2층 계단에서 내려다 본 카페. 이렇게 계단 중간중간 테이블&좌식 공간이 있다.
나도 이곳에 앉았고, 각 자리에는 담요와 푹신한 방석이 있었다.
평일 낮이라 그런지 사람도 적었고, 여유를 만끽하기에 알맞은 공간이었다.
층고가 높아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과 적당한 소음이 머리를 비우기에 너무 좋았다.
지금 생각해도 또 가고 싶을 정도로. 주말에 사람이 많으면 이런 느낌이 안날것 같다.
바로 앞에 양재천이 있어 녹음이 울거진 풍경을 보며 멍을 때리기도 좋다.
나는 친구를 기다리며 가져간 책을 읽었는데, 벽면을 스크린 삼아 프로젝터로 올림픽 채널을 틀어놨다. 은근히 보는 재미가 있다.
2층은 브런치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같은 느낌인데, 안쪽에는 이렇게 라이브 공연을 위한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언뜻보니 컬럼어레이 스피커도 그렇고, 스테이지 모니터 구성도 꽤나 신경을 쓴 티가 난다.
물론 난 공연을 보지 않았으니 소리를 듣진 못했지만, 왠지 궁금해졌다.
저녁 시간에 조명을 바꾸고 재정비하는걸로 보아 낮보단 밤에 색다른 매력이 있을듯.
그리고 이 카페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3층의 실외 좌석!
요즘 유행하는 캠핑 스타일로 꾸며져 있다.
캠핑 의자에 앉아도 보고, 푹신한 야외 침대에 누워도 보았으나...
사실 이 날은 너무 더웠고, 야외 침대는 누가 누웠는지 모를 곳에 나의 땀묻은 몸으로 눕는게 찝찝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지 않을것 같아 얼른 내려왔다.
바람이 잘 불고 날이 좋다면 꼭 다시 올라가 보고 싶은 곳이다.
정말이지 마음이 너무 편안했다.
적당한 소음과 여유로움, 매미소리와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공기.
그곳엔 사무실에 앉아있었다면 몰랐을, 그렇다고 집에 틀어박혀 있었어도 느낄 수 없는 여유가 있었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네시를 향해 가고 있었고, 마음이 너무 아쉬웠다.
조금 더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무기력하게 일을 하고, 남는 시간에 인터넷을 들락거리고, 가끔은 화가 나거나 우울해하며 시간이 빠르게 흐르길 기대하는 평소의 월요일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백날 사무실에서 미래를 고민하고 직장을 찾아보고 있다고 답이 나오는것도 아니었지만
읽고 싶었던 책을 들고 앉아 머리를 비워내니 그토록 열심히 찾아보고 비교하고 부럽다고 느꼈던 생각들이 부질없었다.
직원분에게 종이를 빌려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고있는데 기다리던 친구가 왔다.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시간이 흐르고, 언제나 그랬듯 저녁이 되었다.
보통의 18시는 해방의 시간인데 이 날의 18시는 아쉬운 시간이다.
휴가의 시작을 기분좋게 보낸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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